안녕하세요. 저는 이정현 교수님 연구실에 학부연구생으로 있는 17학번 이승훈입니다. 이번에 이 정현 교수님 덕분에 좋은 기회를 얻어 이탈리아에서 열린 국제퇴적학회 IAS(International Association of Sedimentologists)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학회 기간(9월 10일~13일) 전후로 여러 필드 프로그램이 있었고, 저는 9월 7일부터 9일까지 이 탈리아 남부 메시나 해협(Messina Strait)에서 진행된 필드 프로그램에 참여하였습니다. 기존에는 학부 필드 경험만 있었기 때문에 사실 걱정을 많이 하고 참가를 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경험해 본 학회의 필드는 정말 재밌었습니다. 제가 참여한 필드에는 여러 학교의 교수님들과 여러 연구 기관에서 오신 박사님들, 또 석유회사에서 나오신 분들까지 다양한 분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필드는 생각했던 것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필드 리더분들이 본인들의 연 구 지역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하고, 노두로 이동을 하여 직접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 다. 노두에 대한 설명이 끝나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관찰을 하였고, 자유로운 토의가 계속 이어 졌습니다. 필드 리더분들 중에는 해당 지역에서 30년 동안 연구를 하셨다는 분도 계셨는데, 이 지 역의 퇴적환경에 대한 반론이 나오면 겸허히 수용하고 토론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흔적화석을 주로 연구하시던 고생물학 교수님도 계셨는데 덕분에 퇴적학뿐만이 아니라 노두에서 계속 나오던 화석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분들이 계 셔서 퇴적학 뿐만이 아니라 여러 관점에서 노두를 관찰하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남부 지역은 비교적 최근에 퇴적된 노두들이 많아 한국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였습 니다. 더 뚜렷한 구조와 큰 규모, 보존이 잘 된 노두에서 많은 것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교과 서에서만 보던 구조들도 실제로 볼 수 있었고, 덕분에 막연히 알던 개념들도 좀 더 명확하게 정 립할 수 있었습니다. 이정현 교수님이 학회는 필드를 가는 것도 중요하다 하셨는데 실제로 학회 기간보다는 필드에서 얻은 게 더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개념적으로 배운 것들을 잘 보 존된 노두에서 직접 관찰한 것은 한국에서 경험하지 못한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필드가 끝난 다음 날부터 본격적인 학회가 진행되었습니다. 학회는 여러 세션이 준비되어 있었고, 본인이 원하는 발표장을 찾아가서 여러 발표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구두 발표 일정이 끝난 후에는 포스터 세션이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여러 구두 발표장도 가서 발표를 들어보고, 여러 포 스터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퇴적학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폭넓은 영역에 걸쳐있다는 점 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머신러닝을 이용하여 퇴적학 연구를 하는 사람도 여럿 있었고, 시추 코어를 CT 사진 촬영하여 퇴적물을 연구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퇴적학이 자연과학, 순수과학이라는 생각에 단순히 박편을 이용한 연구만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 외에도 매우 많은 연구 방법들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직접 경험해보기 전에는 학회를 매우 딱딱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본인의 연구 성과를 발 표하는 자리로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경험해 본 학회는 매우 달랐습니다. 필드에서도 매 우 편한 분위기에서 의견을 나누었고, 학회 발표장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딱딱한 분위기보다는 편하고 재미있는 분위기를 더 많이 경험했습니다. 농담을 던지던 발표자분들도 많았고, 틀에 박힌 발표 형식이 아니라 퀴즈쇼 형식을 빌려와서 발표하는 발표자, 포스터 세션에서 VR을 이용해서 체험시키던 발표자 등 생각했던 것과는 매우 달랐습니다. 또한 학회 기간 중 12일 저녁에는 컨퍼 런스 디너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많은 연구자분들이 서로의 연구 내용을 교류하고 공유하는 등 친목을 다지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제가 읽었던 교재의 저자분과 옆 자리에 앉 는 등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이번 학회 참가 기간 동안 정말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필드 기간 동안에는 지질학, 퇴적학을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영어 실력을 향상시켜야겠다 는 생각도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리고 학회가 단순 발표만 하는 장소가 아니라 여러 교육 프로그 램도 존재하고, 학자들 간의 교류를 위한 장소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끝으로 이런 좋은 경 험을 할 수 있게 해주신 이정현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